[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지난 5월 24일 열린 농업인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양곡관리법과 농안법 개정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모습.
지난 5월 24일 열린 농업인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양곡관리법과 농안법 개정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모습.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관련 4개 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또다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여·야, 정부 간의 공방이 재점화됐다. 정부는 기존의 입장 변화가 없음을 명확히 하며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건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쌀값 폭락과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재해, 농산물 가격불안 등 농가경영의 어려움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등 4개 개정법률안을 의결해 통과시켰다.

특히 양곡관리법, 농안법 등은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여당과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통과한 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무산된 바 있어 여·야, 정부간 정치적 공방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4개 개정법률안에 대한 정부의 반대입장은 명확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집행이 불가능하고, 농업의 미래가 없게 하는 법’이라고 강하게 지적하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송 장관은 “이들 법안 모두 다 문제가 있어 대안을 논의해보자고 말씀드렸으나 단독 의결됐다”고 유감을 표하고 “이번 4개 법률은 농업 4법이 아니라 농망 4법이라고 생각하고 재해대책법은 법 자체가 재해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송 장관은 “쌀의 경우 공급이 많은데 공급을 늘리려고 법을 만드는 게 농가를 위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매입해야 한다는 양곡관리법은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며, 만약 강제적으로 쌀을 매입하고 일정 액수를 보장하면 아무도 쌀 농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할 것이며 결국 쌀은 더 남고 가격은 더 떨어지며, 소비자도 질 좋은 쌀을 구입하는 것은 요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농안법 역시 특정 품목으로 생산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농산물 수급이 매우 불안해지고 물가가 폭등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들 4개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 또다시 재의요구권을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최대한 법률이 본회의에 올라가는 걸 막을 수 있도록 문제점을 설명하겠지만 만약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쌀 공급 과잉 문제가 커지는 총체적인 난국이 초래될 것인 만큼 장관으로서 똑같은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우리 농업도 체질을 개선해야 하고 국민도 질 좋은 농산물을 다양하게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당과 정부의 입장에 민주당은 전지구적 기후위기와 생태환경의 악화, 초고령화·과소화로 농어촌 소멸위기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곡물수급의 불확실성 확대 등 한국 농업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들 4개 개정법률안은 국내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기반 확보와 농가경영안정을 시급히 이루기 위한 시대적 요구인 만큼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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