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입육 강세가 심상치 않았다. 특히 돼지고기는 역대 최대 물량이 수입되면서 많은 우려를 낳은 가운데 FTA 체결의 시간경과에 따라 이미 대부분의 돼지고기에 제로관세가 적용됐고, 앞으로 캐나다산 돼지고기 등 관세의 철폐 적용 시점도 다가오고 있어 이에 대비한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축산물품질평가원(원장 박병홍)이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의뢰한 ‘2024년 4분기 기업 및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축산물 FTA 체결 동향 및 대응 분석에서 제기됐다.
■ 돼지고기 이미 대부분 ‘제로관세’
국내 FTA(자유무역협정)는 2004년 칠레와의 협정을 시작으로 20년이 지난 현재는 EU, 미국, 호주 등 총 59개국과 21건을 발효 중이다.
이로 인한 국내 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10년 이상에 걸친 관세 철폐 △긴급수입제한조치(농산물 세이프가드) △주요 민감 품목에 대해 양허 제외 등의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대부분 무관세에 접어들었다. 미국산과 EU산 냉동삼겹살·냉장삼겹살은 이미 관세율 0%가 적용 중이며, 호주산 냉장삼겹살도 지난해부터 관세율 0%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점차 FTA 체결에 따른 10년 초과 장기 관세 철폐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캐나다산의 경우에도 현재 수입관세율이 냉동삼겹살 5.7%, 냉장삼겹살 5.1%가 적용 중이나 오는 2027년에 해당 관세는 종료될 예정이다.
이러한 무관세 및 농산물 세이프가드 종료 등은 수입육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국내 축산물 소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 돼지고기 수입량 역대 최대치
농식품 수입액은 2022년 고점을 기록한 이후 감소 추세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유가 및 환율 상승 등으로 대부분 품목의 수입단가가 높아진 영향이 반영됐다.
2024년 상반기 농식품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수입량은 생산량 증가와 수입단가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며, 닭고기 또한 국내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2023년 할당관세(12만톤, 0% 적용) 시행 기저효과 등으로 수입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산을 중심으로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최근 한돈산업에 가장 위협이 되는 수입 냉장삼겹살 부분에서 캐나다산 비중이 60%를 상회해 국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와 반대로 농식품 수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수입액에 미치지 못하며 농식품 무역 수지는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FTA 체결에 따른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입집중도는 유사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경쟁력 제고’에 집중된 FTA 대책… "중장기 발전 방향 모색 필요"
정부는 이러한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하여 농업인의 피해 지원과 농업 경쟁력 제고 및 체질 개선 목적으로 FTA 국내 보완대책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축산업 경쟁력 강화 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축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영체 규모에 따라 연리 1~2% 수준으로 융자 80%(5년 거치 10년 상환), 자부담 20% 부담으로 △축사 △축사·축산시설 △경관개선시설 등의 신축, 개보수, 신규 구비, 교체 등이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현금 거래 등으로 사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저리의 사료 구매정책 자금과 신규 사료 구매 및 기존 외상 금액 상환을 한도 범위 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축산업 경쟁력 강화 사업과 축산기술보급 등 FTA 국내 보완대책의 영향으로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 비육돈 판매체중, PSY, 육계 일당증체량 등 국내 축산물 생산성은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무관세 완전개방 시대에 발맞춘 대책과 중장기 발전 방향 등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FTA 국내보완대책 등을 통해 축산시장 개방에 따른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 보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무관세 완전 개방시대에 맞춰 식량자급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대책 수립, 중장기 발전 방향 등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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